지난달 20일 개막해 이달 2일 폐막한 오스트리아 비엔나국제영화제(Vienn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일명 Viennale)에 다녀왔다. 2007년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 페드로 코스타, 하룬 파로키, 유진 그린 감독이 참여한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07 : 메모리즈 Jeonju Digital Project 2007 : Memories>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 당시엔 2박3일 일정으로 짧게 들렀던 탓에 영화제를 제대로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올해로 49회째를 맞은 이 유서깊은 영화제는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의 숱한 감독들과 평론가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영화제 가운데 하나다. 칸,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부산 등에서라면 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마주치게 될 영화 '장사꾼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고, 한국의 영화제에선 그토록 흔한 부대행사나 이벤트 하나 없이 비엔나 도처에 자리한 여섯 군데의 작은 영화관에서 조용히 열리는 행사일 뿐인데도, 많은 감독들이 자신의 영화가 이곳에 초청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물론, 초청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이번에 비엔나에 가게 된 것은 내년에 50주년을 맞는 이 영화제와 관련해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특별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는데, 비엔나영화제 측은 그들과 "같은 영혼"을 같고 있다고 판단한 대륙별 세 곳의 영화제에 비엔나영화제 50주년 특별상영 기획을 제안했다. 바로 유럽 포르투갈의 인디리스보아(Indie Lisboa), 미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영화제(일명 BAFICI), 그리고 아시아 한국의 전주국제영화제 세 곳이다. (최근 외국평론가들과 영화제전문가들은 비엔나, 인디리스보아, BAFICI, 전주 그리고 마르세유다큐멘터리영화제(일명 FIDMarseille) 등을 "자매영화제" - 실제로 자매결연 같은 걸 맺은 건 물론 아니다 - 라 칭하고 있으며, 전주국제영화제를 설명하기 위해 "비엔나와 BAFICI의 아시안 카운터파트(asian counterpart)"라는 표현을 쓴 이도 있다.)
비엔나영화제는 세상의 모든 영화제 가운데 가장 간단하고 또 '평등'한 섹션구분을 자랑한다. 극영화/다큐멘터리/단편영화/특별전과 회고전. 경쟁부문은 아예 존재하지 않고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초청감독, 배우, 프로듀서, 영화제관계자들이 모두 같은 호텔에 묵게 된다. (심지어 영화제 몇몇 팀의 사무실과 게스트라운지도 호텔 안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많은 감독들은 비엔나야말로 수상발표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거나 경쟁감독과 비경쟁감독, 경력있는 감독과 신인감독 간의 대접을 달리하는 데서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가장 편안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언젠가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는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작 상영이 끝나기 무섭게 리무진이 극장 앞으로 달려와 자신을 '납치'해가는 통에 도무지 영화제 기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며 불평을 토로한 적이 있다.) 아침마다 조식자리에서 옛 친구들과 만나거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함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과 극장 앞 로비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매일 밤 도나우강 위에 띄운 보트 위에서 열리는 - 이렇게 말하면 꽤 호사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은 강가의 작은 클럽 정도라고 보면 된다 - 조촐한 파티에 간다. (때론 영화제 참여감독 몇몇이 직접 DJ로 나서기도 한다.)
비엔나영화제가 어쩐지 '관광영화제'같은 느낌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물론 비엔나는 비단 영화가 아니더라도 도시 자체가 매력으로 넘치는 곳이긴 하다. 하지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비엔나영화제의 프로그램은 가장 시네필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점이다.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서 나와 함께 신인감독상 심사를 맡았던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루르드 Lourdes>(2009))는 비엔나영화제에 대해 말하자 미소를 떠올리며 자랑스레 말했다. "비엔날레는 우스꽝스러운 위계로 게스트를 차별하지 않고, 정말 모험적인 영화들만을 상영한다.") 그러니까 두기봉의 신작과 조나스 메카스의 신작을 나란히 놓고 영화에서 '퍼스널'(personal)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제안하는 곳, 한쪽에서는 샹탈 아케르망의 전작 회고전(과 그녀가 추천한 14편의 영화 상영전)이 열리는 동시에 다른 극장에서는 홍콩감독 소이 청의 회고전이 열리는 곳, 그곳이 비엔날레다. (작년 12월 말 서울의 단 한 극장에서 개봉된 소이 청의 <엑시던트 Accident>(2009)는 한국평단에서 거의 무시당했다. 이 작품은 지난 1년 간 국내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가장 근사한 액션영화다. 이번 비엔나영화제 기간 동안 나는 운좋게도 그의 두 번째 장편 <공포열선 Horror Hotline : Big Head Monster>(2001)을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성공적이라 말하긴 힘들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메타-호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 또한 장-피에르 고랭, 톰 앤더슨 같은 전위적인 영화감독들이나 조너선 로젠봄처럼 폭넓은 영화적 식견을 지닌 평론가들을 게스트큐레이터로 초청, 영화제 전후 한 달 동안 오스트리아필름뮤지엄(비엔날레 상영관 가운데 하나다)에서 열리는 특별프로그램을 기획하게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동안 그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제목만을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흰개미의 길 : 영화에서의 에세이 1909~2004"(고랭, 2007년), "로스앤젤레스 : 영화 속의 도시"(앤더슨, 2008년), "불온한 미국인 : 전복적인 미국 코미디영화들"(로젠봄, 2009년))
비엔나영화제는 세상의 모든 영화제 가운데 가장 간단하고 또 '평등'한 섹션구분을 자랑한다. 극영화/다큐멘터리/단편영화/특별전과 회고전. 경쟁부문은 아예 존재하지 않고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초청감독, 배우, 프로듀서, 영화제관계자들이 모두 같은 호텔에 묵게 된다. (심지어 영화제 몇몇 팀의 사무실과 게스트라운지도 호텔 안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많은 감독들은 비엔나야말로 수상발표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거나 경쟁감독과 비경쟁감독, 경력있는 감독과 신인감독 간의 대접을 달리하는 데서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가장 편안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언젠가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는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작 상영이 끝나기 무섭게 리무진이 극장 앞으로 달려와 자신을 '납치'해가는 통에 도무지 영화제 기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며 불평을 토로한 적이 있다.) 아침마다 조식자리에서 옛 친구들과 만나거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함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과 극장 앞 로비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매일 밤 도나우강 위에 띄운 보트 위에서 열리는 - 이렇게 말하면 꽤 호사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은 강가의 작은 클럽 정도라고 보면 된다 - 조촐한 파티에 간다. (때론 영화제 참여감독 몇몇이 직접 DJ로 나서기도 한다.)
비엔나영화제가 어쩐지 '관광영화제'같은 느낌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물론 비엔나는 비단 영화가 아니더라도 도시 자체가 매력으로 넘치는 곳이긴 하다. 하지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비엔나영화제의 프로그램은 가장 시네필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점이다.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서 나와 함께 신인감독상 심사를 맡았던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루르드 Lourdes>(2009))는 비엔나영화제에 대해 말하자 미소를 떠올리며 자랑스레 말했다. "비엔날레는 우스꽝스러운 위계로 게스트를 차별하지 않고, 정말 모험적인 영화들만을 상영한다.") 그러니까 두기봉의 신작과 조나스 메카스의 신작을 나란히 놓고 영화에서 '퍼스널'(personal)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제안하는 곳, 한쪽에서는 샹탈 아케르망의 전작 회고전(과 그녀가 추천한 14편의 영화 상영전)이 열리는 동시에 다른 극장에서는 홍콩감독 소이 청의 회고전이 열리는 곳, 그곳이 비엔날레다. (작년 12월 말 서울의 단 한 극장에서 개봉된 소이 청의 <엑시던트 Accident>(2009)는 한국평단에서 거의 무시당했다. 이 작품은 지난 1년 간 국내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가장 근사한 액션영화다. 이번 비엔나영화제 기간 동안 나는 운좋게도 그의 두 번째 장편 <공포열선 Horror Hotline : Big Head Monster>(2001)을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성공적이라 말하긴 힘들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메타-호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 또한 장-피에르 고랭, 톰 앤더슨 같은 전위적인 영화감독들이나 조너선 로젠봄처럼 폭넓은 영화적 식견을 지닌 평론가들을 게스트큐레이터로 초청, 영화제 전후 한 달 동안 오스트리아필름뮤지엄(비엔날레 상영관 가운데 하나다)에서 열리는 특별프로그램을 기획하게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동안 그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제목만을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흰개미의 길 : 영화에서의 에세이 1909~2004"(고랭, 2007년), "로스앤젤레스 : 영화 속의 도시"(앤더슨, 2008년), "불온한 미국인 : 전복적인 미국 코미디영화들"(로젠봄, 2009년))
오스트리아필름뮤지엄 앞에서 기다리는 관객들
샹탈 아케르망 회고전 포스터. 포스터 아래쪽의 안내문구가 재미있다.
("오스트리아필름뮤지엄은 시네마테크입니다. 전시는 스크린상에서 이루어집니다.")
올해도 많은 영화감독들이 비엔날레를 방문했고, 그 가운데 개막작 <르 아브르 Le Havre>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난니 모레티, 데이빗 크로넨버그, 회고전의 주인공인 샹탈 아케르망 등은 잘 알려져 있는 이름들일 것이다. 비엔날레를 대표하는 것 가운데 하나로 1995년 이후 매년 여러 전위적인 감독들에게 의뢰해 제작, 공개하고 있는 1분짜리 영화제 트레일러가 있다. 기껏해야 영화제 트레일러 아니겠느냐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 비엔날레 트레일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되어 몇몇 다른 영화제 프로그램에도 포함될 만큼 -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그동안 비엔날레 트레일러 몇 편을 "영화보다 낯선" 프로그램에서 상영해 왔다 - 작품성이 뛰어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엔날레 트레일러 작업을 모방해 감독들에게 영화제 트레일러 제작을 의뢰하는 영화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수준은 제각각이지만 라야 마틴이 2011년 로테르담영화제를 위해 만든 <아르스 콜로니아 Ars Colonia>는 정말 훌륭하다.) 그동안 참여한 감독들의 이름만을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995년부터 순서대로) 구스타프 도이치(1995년과 1996년), 마르틴 아르놀트, 브루스 베일리, 피터 체르카스키, 마티아스 뮐러, 조나스 메카스, 스탠 브래키지, 어니 기어, 아녜스 바르다, 켄 제이콥스, 레오스 카락스, 젬 코헨, 장-뤽 고다르, 제임스 베닝,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이 가운데 체르카스키의 <준비 Get Ready>(1999), 고다르의 <파국 Une catastrophe>(2008), 베닝의 <불과 비 Fire & Rain>(2009)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이고 모두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한 바 있다.) 올해엔 미국의 데이빗 린치 감독이 만든 <The 3 Rs>가 트레일러로 공개되었다.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연출한 2011년 비엔나 영화제 트레일러 <The 3 Rs>
비엔나영화제는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를 거의 매년 초청해 왔고 장-마리 스트라우브, 클레어 드니, 호세 루이스 게린이 참여한 올해 작품도 어김없이 이곳에서 상영되었다. 한국영화로는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2010) 두 편이 초청되었다. 그런데 왜 한국영화들은 이곳에 잘 초청되지 않는 것일까? (심지어 비엔나는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를 요구하는 영화제도 아닌데 말이다.) 물론 로테르담영화제나 뱅쿠버영화제처럼 아시아영화 전문 프로그래머를 따로 두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영화에 집중하는 곳이 아니란 점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한편 비엔나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한스 후르흐(Hans Hurch)의 말에 따르면 그건 비엔나가 한국영화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감독들이나 배급사들이 비엔나 출품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대부분의 한국영화 배급사들은 초청장을 받고 나면 대뜸 "경쟁부문은 있느냐?"고 묻고, 이에 경쟁부문은 따로 없다고 대답하면 턱없이 비싼 상영료를 요구하곤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세계각국에서 중소규모의 경쟁부문을 갖춘 영화제들이 신설되고 고액의 상금을 내건 영화제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때라 (개봉보다는 영화제 상영료나 상금으로 비용을 회수하려 드는) 배급사들은 더더욱 그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저 경쟁부문이 있기 때문에, 상금이 많이 걸려 있기 때문에, 비엔나같은 영화제를 거절하고 다른 영화제에 영화를 보내는 것은 정말이지 바보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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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영화를 보았는데 특히 벤 리버스(Ben Rivers)의 장편데뷔작 <바다에서 2년 Two Years at Sea>(2011)을 영화관에서 보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 이 작품은 후반작업 진행중이던 올해 초, 전주국제영화제의 "워크인프로그레스 Work in Progress"에 출품, 1000만원의 제작지원금을 받아 완성한 16mm 장편영화인데, 이후 지난 9월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서 상영되어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엔나를 떠나기 이틀 전, 벤 리버스 감독 그리고 알베르트 세라 감독(<기사에게 경배를>(2006), <새들의 노래>(2008))과 아침을 먹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근사한 턱수염을 기른 중년의 사내 한 명이 다가와 벤 리버스에게 말을 걸었다. 자신이 어제 리버스의 <바다에서 2년>을 보았는데 정말 멋진 영화였고 꼭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중년 사내가 누구였는가 하면 바로 (내가 2010년 세계영화 '10 베스트' 가운데 하나로 꼽은 바 있는) <아이타 Aita>(2010)의 감독 호세 마리아 드 오르베(Jose Maria de Orbe)였던 것이다. 그 둘은 한참 이야기를 더 이어나갔고 나는 다음날 아침 드 오르베 감독과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내게 자신이 제작한 여러 실험적 조각작품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과연 <아이타>에서의 그 독특한 파운드푸티지 활용방식이 갑작스레 나온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호세 마리아 드 오르베 감독과 함께
<아이타>는 작년 산세바스티안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었던 작품이지만 첫 공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오히려 올초부터 각종 영화제에서 뒤늦게 이 작품을 발견한 평자들에 의해 서서히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중이다. 드 오르베 감독은 작년 산세바스티안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주었다. 경쟁부문 심사위원 가운데 필리핀감독 라야 마틴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는 호텔 로비에서 드 오르베 감독을 만나자마자 (심사위원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 따위는 깡그리 무시하고) 모든 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에게 달려들며 "호세 마리아! 당신 영화가 최고예요, 최고!"라고 외치는 통에 말리느라 혼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엔나를 떠나기 직전 받은 선물 하나.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나나 Nana>의 감독 발레리 마사디앙(Valerie Massadian)이 사진을 찍어 내 메일로 보내주었다. 작년(2010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이들에게 발레리 마사디앙은 낯선 이름이 아닐 수도 있다. 페드로 코스타 회고전에 맞춰 발간한 책자 표지의 근사한 흑백사진, 코스타의 영혼을 담아내었던 사진작가가 바로 그녀이기 때문이다.
(photographed by Valerie Massa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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